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카나다록키 에메랄드 호수 트레일
- 큐슈올레 구루메-고라산 코스
- 아치스 국립공원
- 제주숲길
- 가
- 자이언 캐년 트레일
- 그랜드 캐년 Rim Trail
- 엔텔롭 캐년
- 큐슈올레 우레시노 코스
- 큐슈올레 이즈미 코스
- 카나다록키 비하이브 트레일
- 산티아고 북쪽길
- 큐슈올레 다케오 코스
- 브라이스 캐년 트레일
- 카나다록키 볼드힐 트레일
- 알마티
- 그랜드캐년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 제주올레
- 카나다 록키 에펠 레이크 트레일
- 오름
- 카나다록키 버그 레이크 트레일
- 큐슈올레 이부스키 코스
- 그랜드 뷰 포인트 오버룩 트레일
- 조지아
- 제주돌문화공원
- 홀슈 밴드
- 지리산 둘레길
- 제주오름
- 카나다록키 윌 콕스 패스 트레일l
- 모뉴먼트 밸리 &
- Today
- Total
솜다리
아르헨티나(3) - 빙하지역 투어 본문
10일차 (1/21. 일) 에메랄드 빛과 흰 색의 오묘한 조화, 보석같은 빙하
파타고니아 대부분 지역이 화성암과 변성암이며, 제 4기 대빙하기의 침식 작용으로 오늘날과 같은 분지, 호수가 만들어져 멋진 국립공원이 되었지만 그 후로도 현재 진행형인 오랜 침식 작용으로 메마른 토양의 전형적인 스텝 기후대를 보인다.
남미 끝자락으로 내려올수록 안데스 설봉의 눈들은 낮은 기온때문에 얼어버리고 오랜 기간 쌓인 만년설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얼어버린 채로 골짜기로 휩쓸려 내려가 큰 빙원을 이룬다. 쓸리면서 깎이고 패인 골짜기에서 얼음이 녹아 빙하호수가 되고 떨어진 얼음 덩어리들은 미처 녹지 못해 호수에 둥둥 떠다니며 햇빛이 반사, 산란될 때 부분적으로 에메랄드빛을 띠게 되어 기기묘묘한 모양과 더불어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러한 대 빙원은 파타고니아 지역에만도 칠레쪽에 11개, 아르헨티나 쪽에 10개가 있어 관광 명소로 개발되면서 유네스코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 지역을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눈이 녹는 지점인 설선이 점점 높아지면서 아래로 쏠리는 빙원들의 움직임도 더 커져서 빙하의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며 눈앞에서 어마어마한 크기로 빙하가 떨어져 쏟아지는 장면도 자주 볼 수 있다고 한다.
오늘은 아르헨티나 쪽의 TODO GLACIAR(all glaciars) 관광을 하는 날이다. 웁살라 빙하, 오넬리 빙하, 스페가찌니 빙하, 세꼬 빙하,...... 이름도 생소한 여러 빙하들을 배를 타고 보는 것이다.
유람선 선착장이 있는 아르헨티노 호수 근방의 푸에르토 반데라 항구로 약 40분 걸려 이동했다. 오른쪽 차창으로 비치는 아르헨티노 호수의 물빛이 1995년에 갔던‘인도양의 꽃’, 몰디브 섬 주변의 에메랄드 빛 해변 색을 닮아 경탄스러웠다. 어떠한 俗도 범접을 금할 것 같은 고요하고 깔끔하고 청량하여 차라리 도도하게 느껴지는 푸른빛, 물빛.
하얀 색 유람선을 타고 출발, 10분도 채 안 되었는데 작은 조각의 얼음들이 물에 하얗게 떠 있고 부분 부분이 쪽빛으로 물을 들인 듯 신비스런 색을 연출한다. 협곡을 지나 만을 돌아서자 점점 더 큰 유빙들이 다양한 모양으로 흰색과 푸른 색이 더욱 신비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조용한 모습으로 떠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배를 세울 때마다 승객들은 이리저리 위층, 아래층, 선두, 후미, 갑판을 뛰어다니며 서로 사진 찍느라 아수라장이다. 개구리, 두꺼비 모양, 푸른 기운이 신비스러운 동굴을 연출하면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 어느 것 하나 보석 아닌 것이 없다. 눈 속에 꼭꼭 모양과 색깔을 새겨 넣는다.
카메라 앵글 안에 얼굴 몇 번 들이밀다 연륜 쌓인 주름잡힌 얼굴도 그렇고, 어설픈 미소, 포즈도 그렇고, 저 순수하고 신비스로운 아름다움을 망칠 일 없지 싶어 사진찍히기를 포기하고 눈으로만 열심히 감상한다. 누가 그랬던가, 쪽 열매를 아낌없이 술술 풀어서 그 중 예쁜 색으로 우러난 부분을 대형으로 얼려서 저 호수에 담가놓은 것 같다고. 이렇게, 저렇게 표현해 보아도 실제의 아름다움 근처에도 갈 수 없다. 그러니 눈 속에 새겨 넣을 수밖에. 나중에 눈만 감으면 언제, 어디서든 저 풍경이 두둥실 떠오르도록 말이다.
유람선이 속력을 내고 달릴 때는 바람이 모질고 강해서 모자 뒤집어쓰고 장갑 끼고, 두꺼운 옷 껴입은 걸 다행으로 여긴다. 빙하 녹은 물이어서 물의 온도가 차고(약 섭씨 2~3도) 그래서 찬 공기가 한꺼번에 이동하니까 바람이 이처럼 추운게 당연하지. 그러나 꽁꽁 얼고, 살갗을 밖으로 내놓지 못할 정도로 추울 거라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아 내심 실망스럽다.
빙하도 예전에 비해 많이 녹아 버렸다고. 빙하 녹은 물이 폭포를 이루며 떨어지는 바위 절벽 산 앞에서도 배는 잠시 멈춰 섰다.
빙하투어
웁살라 빙하
웁살라 빙하
웁살라 빙하
웁살라 빙하
웁살라 빙하
1시간 쯤 후에 Onelli 호수로 가기 위해 배는 오넬리 선착장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 우리는 숲길을 걸었다. 산책하듯이.
역시 걷는 게 좋고, 더더구나 이처럼 아름다운 숲길을 걷는 건 특별한 은총이다. 청정 지역에서만 기생한다는 수염같은 기생 식물, 이것에서 위스키 원료를 채취하고 약의 특수 성분을 뽑아낸다고 중국 운남성 샹그릴라의 청정 지역의 호수를 돌 때 들은 것 같다. 오래된 고목들이 쓰러져 얽혀 있는 안쪽의 숲은 빛도 잘 안 들어 어두컴컴한 게 귀곡산장을 떠올려 준다. 졸졸졸 가늘게 흐르는 샘줄기도 보이고 물 주변에는 또 다른 희귀한 풀, 야생화가 앙징맞다.
오넬리 호수에 지천으로 떠 있는 얼음 조각들은 오리, 새 모양을 하고 있어 아담하고 잔잔한 호수 위를 평화롭게 헤엄쳐 다니는 백조를 연상시킨다. 생 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에 나오는 백조의 멜로디를 흥얼흥얼 읊조리며 빙하가 쓸려 오면서 생긴 앞의 골짜기를 바라보았다. 호수 위로 우뚝 솟은 산봉우리는 정상에 하얀 만년설을 그대로 이고 있는 험준한 봉우리인데도 무척 안온해 보인다.
느닷없이 ‘주 하느님 지으신 세상,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하늘의 별, 울려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카톨릭 성가 1번이 울려 퍼진다. 깜짝 놀라 보니 대구에서 오신 회장님을 포함한 부부 3팀, 오금동 성당에 다닌다는 서 사장님 내외가 일제히 빙하 호수와 그 앞의 빙원, 하늘을 바라보며 성가를 부른다.
아, 참! 오늘이 1월 21일 일요일 주일이지. 이 아름다운 호수와 호수 위의 얼음 백조가 연출하는 풍경은 모두가 주님이 지으신 것, 주님의 권능이 그대로 드러나는 풍경화, 어찌 찬미하지 않을 수 있을까? 주모경 33번 드리며 마음으로 미사 예배를 드려야겠다.
오넬리 호수
오넬리 호수
오넬리 호수
오넬리 호수
오넬리 호수
공원 안 식당에서 11시 30분에 점심 식사를 했다. 어제 깔라파테 행 비행기 탑승 전에 이미 오늘의 점심 메뉴는 정했었다. 비프 or 스파게티. 식 재료를 배로 날라와야 하고 관람 인원이 매일 일정하지 않은 곳이니 미리 주문한 만큼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이곳 사정이 현지에 와 보니 이해가 되어 고개가 끄덕여진다. 콩 스프를 곁들였는데 맛이 영~ 아니다. 점심 식사 후 다시 유람선을 타고 웁살라 빙하를 보러 떠났다.
또 다른 호반을 가로질러 가던 유람선이 멈춰 선 앞쪽에 우뚝 서 있는 빙하.
거 ․ 대 ․ 하 ․ 다.
빙하국립공원 내에서는 물론이고 남북극을 제외하곤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는 웁살라 빙하이다.
웁살라는 양쪽 계곡에서 쏠려 내려온 빙하가 한 곳에서 합쳐지면서 호수로 쏟아져서 이루어진 빙하 절벽이라 폭이 매우 넓다. 하부의 얼음이 1946년 것, 위쪽의 얼음이 1997년 것으로 매일 18cm씩 밀리며 녹아내린다니, 그리고 그 녹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니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그로 인한 생태계 및 날씨 변화, 빙하 녹는 일 가속화, 이러한 악순환의 연속이 걱정된다.
빙하 바로 앞까지 배로 다가가 일렬로 늘어서 있는 거대한 빙하의 수직 절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보는 거리, 각도에 따라 빛의 조화인지 푸른 색의 색조가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 ‘왔노라. 보았노라. 좋았노라.’ 누군가가 뱉어 낸 이 말이 이 순간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인 것 같다. 뱃머리를 돌려 빙하의 모습이 사라지는 순간까지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오던 길을 되돌아 나오던 유람선이 오넬리 선착장 쪽을 지나 다른 만을 끼고 돌면서 들어 간 곳에 세꼬 빙하, 스페가찌니 빙하가 있는데 SECO 빙하지역은 얼음이 모두 녹아 검은 산자락을 드러냈고 SPEGAZZINI 빙하는 푸른 빛의 전등갓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예술품에 가까운 모습을 연출해 황홀경에 우리를 빠뜨렸다. 어떤 예술가가 있어저처럼 싸늘하게, 청명하고 정교하게 예술 작품을 조각할 수 있단 말인가!
달리는 배가 만들어 내는 선미의 긴 꼬리같은 포말을 바라보면서 저 멀리 작아지는 빙하의 하얗고 푸른 벽면을 보면서 무심의 상념에 젖는다.
겸허, 낮아짐,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대한 포용. …… 그런데 왜 이리 허전한 건가. 무엇을 빠뜨린 걸까? 뼛속 깊이 파고드는 추위, 살을 에는 칼바람을 기대하고 상상했었는데, 지금까지 본 빙하 풍경에는 그러한 날씨가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인가?
대륙의 남단 빙하 지역이라 아마도 남극 정도를 상상했었나 보다. 얼음 위를 걸어 가다 크레바스를 발견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들여다 보는 온통 얼음, 얼음, 얼음으로 뒤덮인 호수(물보다 얼음이 더 많은 호수)를 기대했었나 보다. 작년 고도원의 아침편지 팀이 실시한 ‘바이칼 명상 여행’ 사진을 보면서 어느덧 바이칼의 얼음 호수(바다)를 나도 모르게 내 마음 안에 키우고 있었던 걸까?
트렁크 속에 추위에 대비해 잔뜩 넣어 온 내복, 오리털 자켓, 순모 목도리, 거기에다가 핫팩까지. 파타고니아의 다른 사람들은 반팔, 얇은 긴팔 셔츠 정도를 입고 있는데 우린 겨울 스웨터뿐이니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깔라파테에서의 오늘 아침은 물론, 내일 가게 될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나의 무지와 철저한 준비성에 눈물 흘리게 되리라.
스페가찌니 빙하
스페가찌니 빙하
스페가찌니 빙하
깔라파테로 돌아온 우리는 5시부터 자유 시간을 가졌다. 호텔의 클럽에서 골프를 치는 일행들도 있고, 그냥 쉬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우린 깔라파테 일대를 둘러본 후 다운타운에서 쇼핑을 즐겼다.
작고 오밀조밀하게 꾸며진 집들을, 정원을, 꽃을, 골목길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쇼핑 품목을 같이 구경하다가 흥정도 거들고, 재미삼아 순회하다보니 사고 싶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마데라’ 나무에 ‘알빠가’ 금속으로 디자인한 십자가를 공방에서 기분좋게 구입하고, 남편을 위한 알파카 머플러도 40$ 주고 샀다. 마태 찻잔과 빨대 스픈도 깔라파테 기념 장식품용으로 구입했다. 그동안 남편은 분위기 좋은 생맥주 집에서 안혜숙 님과 맥주를 마셨다. 자기 세계가 뚜렷하고 명랑 쾌활한 안혜숙 님은 의외로 맥주 마니아여서 남편이 한 잔 사고 그녀의 인생 상담도 해 주었다. 추정자 님의 하늘색 윈드 자켓을 구입하는 걸 도우면서 트래킹의 전진 기지로 가는 길목이라 이처럼 작은 마을인데도 세계 유명 등산용품 브랜드들이 밀집되어 있다는 사실과 가격대가 결코 싸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곳은 극지방이라 저녁 7시를 넘어 8시를 향해 시간이 가고 있는데도 주변은 환하게 밝아 시계를 보지 않으면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다. 지금의 계절에는 일출이 새벽 4시, 일몰이 밤 10시경이라니 하루를 길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커튼은 추위를 막는 용도보다는 햇빛을 막기 위함이라니 하늘하늘한 레이스로는 어림도 없고 장막같이 두꺼워야 한다나. 밤하늘의 별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못하면서 시간을 보낸 것도 그래서인가 보다.
8시에 양고기 아사도 전문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고기가 이젠 질릴 때가 되었는데 이번엔 양고기로 구운 아사도라서 또 호기심이 발동한다. 단체에게 주는 음식이어서인지 다소 뻑뻑하고 질긴 갈비살이 우리에게 공급되어 양고기 냄새는 나지 않는데 선뜻 손이 안 간다. 건너편 테이블의 외국인이 주문한 고기는 너무나 연하고 살살 녹을 것 같아 보여 군침이 돌았다.
주문할 때 부위 선택이 가능한 걸까? 주는 대로 먹는 패키지 상품의 단점이 여기에도 나타난다. 소스 하나까지 까다롭게 조건을 붙여 음식을 주문하면서 품격높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녀를 부각시키는 어느 아파트 광고가 생각난다. 오늘만큼은 나도 그녀처럼 까다로와지고 싶다. 야채와 고기 엠빠나다도 각 1개씩 푸짐하게 나와 있는데 내 시선은 자꾸 옆테이블로만 가고 침이 꼴깍꼴깍 민망하게 넘어간다. 그래도 식당 분위기가 격조있고 대접받는 것 같은 서빙을 해 주는 고급 레스토랑이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오늘 주일인데도 진지한 기도를 못드린 하루였지만 자연 앞에 겸허해지고, 이 아름다운 창조물을 내신 주님을 찬양하는 마음을 대신 봉헌합니다. 아멘.
마테차
칼라파테
양구이
오늘의 일정 : - 9시 반데라 항구에서 유람선 탑승, 빙하 지역 관광-오넬리 숲, 오넬리 빙하
- 오넬리 식당에서 점심식사
- 웁살라 빙하, 스페가찌니 빙하
- 자유 시간, 다운타운 산책
- CASIMIRO 양고기 아사도 전문 식당에서 저녁 식사
'북,남미 > 중남미 5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레(3) - 파이네 국립공원 (0) | 2011.08.04 |
---|---|
칠레(2) - 파이네 국립공원 (0) | 2011.08.03 |
아르헨티나(2) - 칼라파테 (0) | 2011.08.02 |
아르헨티나(1) - 이과수 (0) | 2011.08.02 |
브라질(2) - 이과수 (0) | 2011.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