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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아(4) : 카즈벡 본문

유럽/코카사스 3국

그루지아(4) : 카즈벡

oneplus 2011. 7. 12. 14:32

2010.10.12 (화) 7일차 : 코커서스의 숨은 진주 카즈벡

 

새벽 공기가 차갑다. 하늘은 맑아 한밤중에 초롱초롱한 별들을 볼 수가 있었다. 산중턱에는 구름이 걸쳐 있고 햇살이 서서히 비추기 시작하고 하얀 설산은 황금 빛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리조트 일대를 산책하니 머리가 맑 아지고 상쾌하다. 앞에 보이는 3,000m가 넘는 산에는 며칠 전 내린 눈으로 하얗 게 덮여있고 서서히 떠오르는 햇살에 산 봉오리부터 흰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구다우리에서 카즈벡으로 가기 위해서는 즈바리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고개는 올라 갈수록 험해진다. 산 중턱에는 오늘 일용할 양식을 찾아 맛있는 풀을 찾아가고 있는 양떼들이 무리를 지어 몰려가고 있는데 모습이 마치 구름 무리가 몰려가는 것 같다.

 

이 도로는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구다우리까지는 매일 제설 작업을 하여 도로가 개통이 되지만, 구다우리부터 카즈벡까지는 제설 작업이 어려워 제한 통행을 하거나, 눈이 녹을 때까지 통행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 한다. 2년 전 2008년 8월 그루지아의 영토인 남오셰티아와 얍하지야 지방의 독립 문제로 러시아와 그루지 아는 격렬한 전쟁을 하였다. 그루지아의 영토로 되어 있는 그 지역은 문화, 인종적으로 러시아권이고 러시아 시민권과 투표권도 가지고 있어 그루지아와는 여러 면에서 다른 특징을 지니는 지역이어서 그루지아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해 90년대 부터 내전이 자주 일어난 지역이다. 북경 올림픽이 개막되는 날, 친미정책을 추진 해온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그 지역을 공격하여 평화유지군으로 주둔중인 러시아군도 공격하여, 러시아는 그루지아를 맹렬히 폭격을 하고 군용도로를 이용하여 전격적으로 그루지아를 점령하여 5일 만에 그루지아는 항복하고 말았다. 이때 지금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군용도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정치, 군사적으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코카사스 산맥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경치가 더욱 관심을 끌게 한다. 5개의 5,000m급 산중의 하나인 카즈벡산 (5,047m)의 비경은 비극적인 역사적 배경은 잊어버릴 정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즈바리 고개 중턱에는 페르시아 침공시 러시아군 파병을 기념하여 1980년에 만든 소비에트 기념조형물이 있다. 원형 조형물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고 조형물 밑으로는 깊은 계곡이 이어져 주변 경관을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계곡 밑에서 안개가 스물스물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주위를 둘러 싸 버린다. 대형트럭이 힘겹게 간간히 오가는 즈바리 고개(cross pass 2,495m)를 올라가니 해발 표지판이 보이고, 러시아 포로로 잡혀 군용도로 건설에 동원되어 희생된 독일군 포로의 묘지가 고개 정상을 쓸쓸히 지키고 있다. 고개를 넘으니 초원이 펼쳐지고 양떼들이 보인다. 7월이면 야생화가 만발하여 장관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말라있는 엉겅퀴를 비롯한 야생화 줄기를 통해 노랑색, 보라색으로 온통 물든 구릉 들을 상상해 본다.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야생화 구릉을 볼 수 없는게 한스러울 지경이다. 한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7m까지 쌓인다는데 이 시기에는 도로가 폐쇄되기도 한다. 게르게티 마을로 가는 길에는 터널이 6개가 있는데,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눈사태 등으로 도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독일군 포로를 동원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도로 양쪽으로는 높은 산으로 둘러 싸여있고, 계곡을 따라가는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 마치 차마고도에 와 있는 것 같다. 맑게 개인 푸른 하늘에 간간이 구름이 하늘에 박혀 있고, 나무 한 점 없이 누렇게 바랜 초원 경치는 환상적이다. 

 

게르게티 삼위일체 성당은 카즈벡산 아래 해발 2,170m의 산봉우리에 홀로 서 있는 성당으로, 외롭고 쓸쓸해 보이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게르게티 마을에서 올려다 본 삼위일체 성당 뒤로 가즈벡 산이 보이고 성당은 산봉우리에 외로이 서있다. 14세기에 지어졌으며 전쟁 중에는 보물 피난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그러나 올라가는 시간이 많이 걸려 시간 여유가 없는 관광객을 위한 찦차가 운행되고 있어 이것을 이용하여 올라 갔다. 시간 여유를 갖고 트레킹으로 올랐으면 감동은 배가 되었을 것인데 아쉬 움이 남아 있다.

 

마을을 통과하여 험한 비포장길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숲길을 지나자 넓은 평원이 나오고, 눈 덮인 카즈벡 산을 마주보고 있는 삼위일체 성당이 나온다. 평원 저편 산봉우리에 홀로 서있는 성당의 자태는 너무나 기품이 넘쳐 감히 다가서기가 두렵게 느껴진다. 성당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듯이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어 모든 것을 날려 버릴 것 같다. 세찬 바람과 옷 속으로 스며드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무엇에 홀린 듯이 성당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삼위일체 성당을 향하여 카메라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마치 구세주에게 구원을 갈급 하는 듯한 모습이다. 소란스런 세속에서 멀리 떨어져 산꼭대기에서 속세를 내려다 보며 홀로 고고히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원을 지나 성당 입구는 경사진 길이다. 길을 돌아 들어가면 종탑의 입구를 통과하고 성당이 나온다. 성당 입구에는 벽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고 아래는 작은 창이 있어 성당 내부로 빛이 들어오게 하였다. 성당 위로 비치는 찬란한 햇빛에 눈이 부시다. 게르게티 마을이 저 아래 까마득하 게 내려다보이고 마을 뒤에는 눈 덮힌 웅장한 산이 버티고 서있다. 카즈벡 산과 함께하는 삼위일체 성당은 주위 풍광과 잘 어우러진 최고의 성당이었다. 아름답고 웅장한 풍광을 뒤로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구다우리로 되돌아 나간다. 

 

어제 구다우리로 들어오는 길에 지나친 아나우리 요새(Anauri fortress)를 방문 하였다. 러시아 시절 만든 댐 호수 옆에 자리하고 있어, 인공호수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14세기 이 지역의 지배자였던 아라그브 백작의 본성이다. 라이벌 관계이던 샨스세 공작에게 공격을 당해 멸망하였다. 두 가문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슷한 배경을 가진 관계로 가문 간 잦은 싸움 끝에 농민 반란으로 쫓겨났다고 한다. 비극의 역사를 가진 곳이나 잘 보존된 성채는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고 UNESCO 문화유산 등재를 기다리는 중이다.

 

3,000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 므츠헤타(Mtskheta). 기독교가 전파된 이후 고대 도시였던 우플리스치케에서 그루지아의 중심지로 바뀐 곳이다. ‘그루지아 종교 수도’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곳으로, BC 3세기부터 AD 5세기까지 이베리아 왕국 의 수도였으며, 317년 그루지야 최초로 기독교를 수용하여 종교 중심지로, 성지로 성장하였다. 타라 강과 아라그비 강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하고 있고, UNESCO 문화유산인 ‘즈바리 수도원’과 ‘스베트츠호벨리 성당’이 있다. 도시 초입 에는 1∼3세기에의 성벽과 로마군이 지나갈 때 사용한 폼베이우스 돌다리가 있다. 6세기에 세워지 즈바리 수도원(Jvari church)은 므츠헤타를 조망할 수 있는 언 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4세기 초. 최초로 그루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여성 선교 사 성 니노가 당시 왕이었던 밀리안 3세를 개종 시킨 후 이 자리에 나무십자가를 세웠다고 한다. 성 니노는 로마 장군의 딸로 296년에 탄생하여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거주하였고, 14세에 성모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데, 포도나무에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묶어 세웠다고 하는데, 이 십자가는 국보로 트빌리시에 보관되어 있고, 이곳에 있는 것은 모형이란다. 트빌리시의 시오니 성당에 보관중인 진품 십자가는 1년에 2번만 공개 행사를 한다는데 이때는 수십만의 인파 가 모인다고 한다. 이곳은 조로아스터교의 불의 신전이 있던 곳으로, 6세기에 성당이 건립되어 성지 순례지의 하나로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스베티츠호벨리 성당’(Svetitskhoveli cathedral). 일명 ‘12사도의 성당’이며 그루지아는 물론 코카사스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성당이다. 4세기 성 니노의 제안으로 건축되었고, 예수의 성의와 예언자 엘레야의 망토가 묻혀 있다고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성당 안에는 프레스코 벽화로 둘러싸인 기둥(삼나무)이 유명하 다. 4세기에 지어진 성당은 파괴되어 현재 건물은 11세기의 것으로 그루지아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이다. 13세기 몽골의 침략과 지진, 15세기 증축, 17세기 복원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의 정문에는 소머리상이 양쪽으로 있는데 이는 이교도를 상징한다고 한다. 성당 앞은 행사를 앞두고 공사 를 하느라 소음과 먼지로 어수선하였다. 

 

므츠헤타에서 트빌리시까지는 20km거리이다. 트빌리시는 타라 강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강 양안으로 도로가 뻗어 있다. 날이 어두워지고 퇴근하는 차량으로 도로는 오가는 차량이 많다. 트빌리시에 19시경에 도착하였다. 어둠이 깔리고 늦은 시간이지만 그루지아 정교회의 총 대주교좌 성당인 시오니 성당을 방문하였다. 성 니노의 십자가 진품이 보관된 곳이다.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시민들이 성당을 방문하여 기도를 드리고 가는 모습에서 이 성당에 대한 그루지아인의 자부심을 보는 것 같았다. 

 

 

 

구다우리

 

 

즈바리 고개로 가는 도중에

 

 

즈바리 고개

 

 

피설 터널

 

 

피설 터널

 

 

노천온천

 

 

카즈벡 계곡

 

 

카즈벡 계곡

 

 

카즈벡의 마을

 

 

군용도로

 

 

카즈벡 풍경

 

 

삼위일체 성당

 

 

카즈벡

 

 

삼위일체 성당

 

 

삼위일체 성당

 

 

삼위일체 성당

 

 

삼위일체 성당

 

 

카즈베 산

 

 

카즈벡 마을

 

 

삼위일체 성당

 

 

샘물

 

 

삼위일체 성당

 

 

소비에트 기념조형물

 

 

아나우리 요새

 

 

아나우리 요새

 

 

즈바리 수도원

 

 

므츠헤타(Mtskheta)

 

 

즈바리 수도원 포도나무 십자가

 

 

스베티츠호벨리 성당

 

 

스베티츠호벨리 성당

 

 

스베티츠호벨리 성당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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