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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다리
아제르바이젠(1) : 바쿠 본문
2010.10.06 - 10.17
코카사스 3국
(아제르바이젠. 그루지아. 아르메니아)
2010.10.06 (수) 1일차 : 코카서스 3국으로 향하다.
터키, 이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면서 카스피해와 흑해를 접하고 있는 곳, 큰 코카서스 산맥과 작은 코카서스 산맥 사이에 있는 코카서스 3국, 아제르바이젠, 조지아(그루지아는 러시아식 이름, 영국식 이름은 조지아), 아르메니아가 이번 여 행지이다. 일반 관광 여행지로는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곳이다. 그러나 코카사스라는 이름이 막연하게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인천공항 12:50 출발하여 모스크바로 향한다. 아제르바이젠의 바쿠로 가기 위해 서는 모스크바공항에서 환승을 하여야 한다. 러시아 항공은 2007년 시아 여행시 이용하였는데 그 당시 탑승한 비행기의 천장이 높아 마치 화물기를 타고 가는 느 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비행기가 비교적 작다. 승무원의 무표정한 얼굴로 기내 서 비스를 마지못해 하는듯한 모습은 그때와 변함이 없다. 구 소련의 체제에서 아직 도 벗어나지 못하는 국영기업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황석영의 ‘강남몽’이라는 책을 읽으며 8시간 40분을 날아서 모스크바 공항에 도 착하였다. 터미널을 이동하여 아제르바이젠의 바쿠 행으로 환승하여 3시간을 더 가야한다. 바쿠에 도착하니 23시 30분 (한국시간 10.07. 03:30)이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라 도심은 한가하여 도로에는 자동차가 거의 없어 소통이 잘 된다. 평소에 는 이곳에도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한다. 도로변의 건물은 4-5층 규모로 아담하 고 유럽풍이며, 은은한 야간 조명에 거리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전기 사정이 나빠 제한 송전까지 한다고 하는데 과소비를 하는 것은 아닌지 괜한 노파심 이 든다. 공항에서 40분 후 호텔에 도착했다. 카스피해가 바로 앞에 보인다.
2010.10.07 (목) 2일차 : 바람의도시 바쿠
바쿠는 아제르바이젠의 수도로 코카서스 3국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인구는 170 만이다.
카스피해에서 석유가 나와 무척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으로,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 도시였으며 아제르바이젠은 이슬람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는 이슬 람 국가이다. 바쿠는 페르시아어로 ‘바람의 마을’이라는 뜻인데 카스피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한 곳이다.
아제르바이젠 지역에는 약 40만년 전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으 로 추정하는데, BC 4세기경 아라따(Aratta), 구티인(Gutians), 룰루바이트 (Lullu bite)같은 부족 연합체가 등장하였으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에 의해 점령 된 이래 1세기부터 로마와 페르시아, 아랍, 셀주크 투르크에 정복되어 이슬람화 하였고, 13C 몽골침입으로 전국토가 유린당했다. 16C 이란의 지배, 19C에는 러 시아에게 대부분의 지역을 빼앗겼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을 틈타 1918년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였으나, 1920년 적색 러시아군의 침공을 받고 소비에트 연방의 위성국으로 전락하였다. 구 소련이 무너지면서 1991년 8월 아제르바이젠 공화국으로 독립함으로써 비로소 독립국가 연합에 편입된 파란만장한 지배의 아픔을 갖고 있는 땅이다. 러시아로부터의 독립 투쟁 시 많은 국민이 희생이 되어 러시아에 대해 피맺힌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
밤새 구름이 잔뜩 끼어 있더니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코카서스 3국의 일정 시작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호텔을 나선다. 간간히 오던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바쿠에서 제일 높은 언덕인 ‘블바르 파르크’로 갔다. 추모공원인 그곳은 바쿠 시내를 전망할 수 있는 언덕에 있는 곳으로 시내와 카스피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19세기 초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젠의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였다. 1917년 10월 러시아에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난 틈을 타 1918년 5월 독립을 선언하였으나 1920년 4월 적색 러시아군의 침공을 받았다. 러시아 침공 시 저항하다 희생당한 희생자를 위한 무덤과 추모탑이 이곳 ‘블바르 파르크’에있다. 추모공원에 잠든 넋들의 눈물인 양 비는 계속 추적추적 내리며 잠들어 있는 넋 들의 슬픔을 위로하듯, 까만 비석과 묘지 석판을 깨끗이 씻어 주고 있다. 입구부터 잘 정비된 공원에는 추모탑과 비석이 있고, 추모탑에 있는 꺼지지 않는 불이 희생자의넋을 기리고 있다. 공원에서는 아제르바이젠의 대형 국기와 송신탑 이 보이고, 카스피해의 전경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시내 중심가는 초 현대식 고층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인다. 시내 중심가를 지나 구시가로 갔다. 19세기에 조성된 시가지 중심가는 유럽풍의 건물이 파스텔 톤의 색깔로 밝 은 느낌을 준다. 석유가 발견되고 오일 갑부들이 투자한 건물들이 고딕, 로코코 등 다양한 양식으로 들어서 있다.
‘이카리 샤하르(Icheri Sheheri)’라고 불리는 구시가지는 흔적만 남아있는 성벽을 통과하여 들어갔다. 구시가지는 규모는 크지 않아 보인다. 비도 서서히 그치고 해 가 비추기 시작한다. 이카리 샤하르(Icheri Sheheri)로 들어서니 넓은 광장이 나오고 주위에 외국 대사관이 보인다. 이곳에 있는 슈르반샤 궁전(Shirvan Shah palace)은 12세기 슈르반샤 왕조의 수도였던 쉐마카(Shemakha)가 지진으로 황폐화 되자 바쿠로 도읍을 옮기면서 이곳에 궁정을 지었는데 15세기경이다. 궁전 내에는 왕릉, 목욕탕, 왕의 집무실, 사원, 저수조 등이 있던 것으로 짐작되며 아치와 돔을 적절히 배치하여 만들어 이슬람 건축기법의 높은 수준을 짐작케 한다. 역사 - 건축 특별 보호구역으로 각종 자기, 수공예품, 양탄자, 그림, 인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왕궁은 2층 구조로 1층은 왕의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동양 왕궁의 특이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고, 지상층 은 왕궁의 식솔들이 사용하였다. 왕의 가족들이 사용한 목욕장은 벽과, 일부는 돔 지붕이 남아 있고, 물을 공급하던 토관 파이프가 벽에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왕궁은 1964년대에 새롭게 복원되었다는데 옛 정취는 없다.
궁전을 나와 구시가지의 골목길로 들어가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본다. 이곳의 건물은 페르시아식 발코니가 특색 있다. 목재로 만들어진 2층의 발코니는 건물에 정취를 더해 주고 있고, 발코니에서 밖을 내다보던 한 할머니가 우리 일행을 향하 여 정겹게 손을 흔든다. 골목길을 나오니 길거리에서 화덕에 빵을 굽고 있고, 누렇게 익어가는 구수한 빵의 냄새에 코가 벌름 거린다. 즉석에서 구워진 구수한 빵을 맛보며 내려가니 성채에 아치형 문이 2개인 곳이 나오고 큰 광장이 보인다. 실크로드 교역시 자유무 역지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골동품상들이 즐비하다. 갑부가 지었 다는 한 건물에 조각되어 있는 고양이 3마리가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구시가에는 실크로드 교역의 대상들 숙소로 사용되었던 카라반사라이가 2곳이 남아 있는데, 인도인과 아제르바이젠 상인협회가 만든 숙소가 서로 마주보고 있었 는데, 지금은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카라반사라이를 나오니 대부분이 무너지고 벽과 기초가 남아 있는 모스크, Hamam이 보이고, 구시가에서 제일 유명한 ‘메이든 타워(Maiden's Tower)’가 나온다. 메이든 타워는 이카리 샤하르 지역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타워이며 ‘처녀의 망루’라고 불린다. 12세기에 건축되었고, 28m(8층 규모)의 높이에 성벽은 5m에 이른다. 대부호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지은 곳이라는데, 1층에서 사다리를 치우면 누구도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 한다.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면 바쿠 시내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이는 곳이라는데 내부 수리로 아쉽게도 외부에서만 관 람을 하였다. 메이든 타워 주위에는 기념품 가게들이 많이 있다. 메이든 타워 거리를 걷다 개인이 기부하였다는 모스크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화려한 문양과 갖가지 색상으로 장식되어 있고 바닥에는 양탄자가 깔려 있고, 한 사람씩 앉을 수 있도록 양탄자에는 문양으로 구획되어 있었고 앉아 있는 방향이 메카를 향하고 있었다. 메이든 타워 옆에는 1900년 초 오일 갑부가 지었다는 흰색의 5층 건물이 있다. 메이든 타워에서 큰길을 건너면 공원이 나오고 카스피 해변이 나온다. 해변을 따라 넓직한 공원이 잘 정비되어 있다.
오후에는 배화교의 신전을 방문하였다. 코카서스 지방은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아 조로아스터교(배화교)가 크게 성행했었다. 그 흔적이 바쿠 외곽에 있는 ‘아타샤하 신전(atashgah temple)’이다. 아직도 땅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을 성스럽게 모 시고 있는 곳이다. 입구는 고대 산크리스트어와 힌두어로 새겨진 비문이 있고 신 전의 상징인 양파 모양의 돔 지붕이 눈에 뜨인다. 신전은 성채로 둘러싸여 있고, 성채에는 순례자를 수용하기 위한 숙소가 있다. 마당 한가운데 장방형의 신전에는 불을 모셔놓은 성소에는 불이 타오르고 있다. 성채를 둘러싼 전시실에는 조로아 스터교와 관련된 자료와 모형들을 전시하여 실크로드시대 모습을 간접적으로 전 해주고 있었다. 신전 밖으로는 유전탑이 곳곳에 보인다. 신전 앞 건물 벽면에는 낙타를 타고 사 막을 건너는 대상들과 땅에서 불이 타오르는 형상이 그려져 있어 멀리서 보면 마 치 실크로드의 대상들이 다가오는 느낌을 주었다. 이곳에서 북동쪽 20km에 있는 슈라카니 마을은 종교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더 큰 단지가 있다고 한다. 고대 페르시아 철학자이자 예언자로 불리는 조로아스터(Zoroaster)에 의해 창시된 조로아스터교는 유일신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며,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배화교라고도 불려 불을 숭배하는 종교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는 불 이 타오르는 제단 앞에서 치르는 제례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원론적 일신교로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 아래, 우주를 선(善)과 악(惡)의 원리 로 설명하며, 세상은 선과 악이 싸우는 투쟁의 현장으로 인간을 이성과 자유의지 로 한쪽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로아스터교는 기독교와 불교, 힌두교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카스피해를 따라 이번에는 ‘고부스탄(Gobustan’)으로 간다. 바쿠 남쪽 65km 지 점에 있는 고부스탄은 2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새겨 놓은 암각 화로 유명하다. 12,000여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4,000여 개의 비문들이 있으며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로 새겨 놓은 암각이 많으며 당시대 사람들이 누구 였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고부스탄의 박물관은 소박한 건물에 아제르바이젠의 역사와 고고학 유품, 석기 시대 암편 조각,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는데 내용이 빈약하다. 산책로를 따라가니 암각화가 보인다. 춤추는 사람들의 모습과 배, 동물 등의 그 림이 바위에 조각되어 있는데 강도가 약해 바위에 조각하기 쉬운 사암으로, 사암 속은 비어 있는 구멍이 많아 바위를 두들기면 소리가 울린다. 풍화된 바위에는 바위속 구멍이 드러나 있어 암각화가 많이 그릴 수 있었던 이유를 유추해 볼 수가 있었다. 조각난 바위 덩어리가 을씨년스러운 풍경이고, 이곳에서 바라본 카스피 해의 풍경은 일품이었다.
카스피해를 바라보면서 바쿠로 돌아왔다. 해변 곳곳에 유정탑이 보이고 원유 채 굴기가 쉴 사이 없이 움직이며 석유를 뽑아낸다. 바쿠 시내에 가까워질수록 유정 탑이 더 많이 보인다. 바쿠는 원유를 깔고 앉아 있는 도시 같다. 자원면에서 부럽기도 했다.
저녁 식사는 이슬람 전통식으로 그득한 상이 푸짐하다. 야채, 전병, 전골, 양고기 구이, 차 등으로 한상 푸짐하게 차려져 있다.
블바르 파르크
슈르반샤 궁전의 이슬람 사원
슈르반샤 궁전의 목욕탕
페르시아 발코니
구시가지
메이든 타워
카스피해
배화교 신전
고부스탄 암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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